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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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보고서
1965년 5월 31일 작성

 

작성기록

 

토쿄경시청 산하
혼조경찰서 제 64번

 

성명:오시마 타다시
1935년 1월 2일 생,32세

 

성별:남성
국적:일본

 

신고일:1965년 4월 20일

 

직업:합성수지 영업사원

 

본적:니가타현 나오이치

 

인상착의:
키 160센티미터

 

보통체격
각진 얼굴에 짙은 눈썹

 

짧은 곱슬머리
안경 미착용

 

덧니

 

1965년 4월 12일
영업일로 후쿠시마에 감

 

4월 18일 사원숙소로
돌아올 예정이었음

 

사물은 숙소에 남아있음

 

이후 실종됨

 

실종사유 불명

 

일본은 인구밀도가 높은
작은 섬나라다

 

대체 어디 있는 걸까

 

어딘가 숨어있겠지

 

왜 그런 지는 알 수 없지만

 

오사마군이 왜 사라졌는 지
짐작가는 데라도?

 

통 알 수 없어요

 

한 번 회사돈을
사용으로 쓴 적이 있어요

 

그게 언제입니까?

 

실종되기 2년 전쯤

 

- 그럼 4년 전 일이네요?
- 네

 

얼마나?

 

다해서 한 40만엔

 

갚았습니까?

 

뭐 월급에서 공제했지요

 

돈 쓸 데가 있었나요?

 

거의 다 어디로 부치는 것 같았는데

 

월급은 한 6,7만엔 됐지요

 

사귄지 얼마 안돼서 그러는데

 

개인적으로 알 시간이 없었죠

 

15년 같이 지내셨으니
잘 아시겠죠

 

어떤 사람이었어요?

 

토쿄에서 쭉 데리고 일했죠

 

쾌활한 편은 아니었어요

 

좀 소심하고 얌전하고

 

그런데 취하면 사람이 달라졌지요

 

어머니처럼 대했다는데
왜 한마디 없었을까요?

 

그러니까
말이나 해주지 않고

 

16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아들애 태어나면서부터죠

 

여기서 크고 자란 거죠

 

서로 통하는 줄 알았는데
참 아닌가봐요

 

중신을 드셨다는데
왜 사라진 것 같습니까?

 

요시에 돈을 빼내 썼소
약혼자 돈을

 

은행잔고가 3만엔도 안남았다는데

 

요시에가 뭐라 그럴까봐 겁낸 거요

 

마음이 약했지
면목이 없어 사라진 거요

 

첫 만남은 어떻게 주선하셨습니까?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딸애와 요시에 언니가 병문안 왔소

 

요시에 이야기를 하다가
그 말이 나왔소

 

오시마군과 잘 어울리겠다고

 

요시에상은 사장님 가와사키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죠?

 

- 그렇지
- 아 네

 

동생과는 언제까지 같이 일했습니까?

 

1955년이요

 

아,언제 그만 두셨죠?

 

1955년 10월이요

 

동생이 실종됐는데

 

회사돈 쓴 걸로
괴로워했다는데

 

무슨 말 않던가요?

 

아뇨,안 했어요

 

그래도 죄책감을 못 버렸을 거에요

 

뭐 돈은 갚았지만서도

 

어딘지 몰리는 심경이었을 거에요

 

동생분이 영화 출연하는 게 어떻습니까?

 

요시에 심정이 좀 그럴 거에요..

 

그래도 오시마상을 잊어줬으면 해요..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니까

 

- 자기 심정을 이야기하면서요?
- 네

 

오시마군이 사라진지
1년 반 됐군요

 

그 얘기 하기가 괴롭겠지만..

 

그래도 좀 듣고싶어서

 

직장을 그만 뒀지요?

 

직장을 그만둔 건 그러니까..

 

자꾸 물어보는데 진력이 났어요

 

- 그런데 또 찾아오고...
- 성가셨나요?

 

 

잊으려고 애썼어요

 

단념하고
경찰에 맡겼어요

 

딴으론 최선을 다했는데
못찾았어요

 

정신적인 압박이 너무 심해요

 

사라진 이유만 알면..

 

그래도 잊겠는데

 

- 확실한 이유 말이죠?
- 네

 

아직도 사랑합니까?

 

네,그래요

 

잊지를 못하니까
사랑하는 거겠지요

 

인간증발

 

오시마가 조상님들께
자손 행방 묻사옵니다

 

부디,부디,알려주소서

 

제작:일본 예술영화조합
일본영화신사

 

촬영:이시구로 겐지
음악:마유츠미 토시오

 

녹음:베리스 켄이치/타케시게 쿠니호

 

편집:탄지 무쓰오

 

감독:이마무라 쇼헤이

 

출연:이슈구치 시게루/하야카와 요시에

 

사정을 안다고 했어,그러니

 

가족들 곁으로 돌아오라고

 

올 수 없대

 

내 말을 안들어

 

조상 중에
비명사한 여자가 있어

 

여태까지 저승으로 못가고 있어

 

누군지 모르나?
그런 사람 없나?

 

이름이나 살던 곳이라도 알면

 

어디 보자

 

이름이 코..

 

미나미인가..

 

야마구치현에 살았어

 

그 근처에

 

착한 여자였나요?

 

열심히 일했어
기차 앞에 선 게 보여

 

그 혼령을 달래기 전에는
자손은 못돌아와

 

누군지 잘 좀 생각해봐

 

여자?
그런 여자라곤 통 모르겠는데..

 

그 가련한 혼령이 자손을 따라다녀

 

혼령 때문에 여자와도 인연이 안돼

 

어디 무녀래요?

 

산조

 

여조상이 있는데..

 

열차에 몸을 던졌대요

 

신사에 가 혼령을 위로해야지

 

혼령이 떨어져나가면
애는 돌아올 거야

 

무녀가 그랬군

 

혼령들이 붙어다녀서..

 

여자와도 인연이 없고

 

무녀가 그랬어요?

 

그 이야기를 믿으세요?

 

믿든 말든
시키는대로 해야지

 

어떻세요?

 

잘은 모르지만
혼령은 믿으니께..

 

하는대로 따라야재

 

전에 어머니 혼령이
아들애 있는 델 일러줬어

 

얼른 나섰재

 

무녀한테 가 신령님께 빌었재
아들 돌아오게 해달라고

 

그게 무슨 흉이겄어

 

- 같은 무녀인가요?
- 아 그러재

 

실날같은 희망이라도
놓칠 순 없재

 

때가 되면 돌아오겄지만서두

 

무녀 말이 맞던가요?

 

암만,맞구말구

 

참 용해요

 

그려도 무사히 있다니께

 

연락만 안한다 뿐이지

 

타다시 땜새 수고들이 많으시네

 

이러코롬 고생혀서
우리가 이렇게..

 

텔레비 나오는 거 보면..

 

걱정돼서 연락하겠재

 

그럼 월매나 좋아
시방은 통 갑갑혀서

 

모진 마음 먹고
연락 안할지도 몰러

 

그럼 기다리는 것도 다 허사재

 

신령님 말씀을 믿으세요?

 

신령님이 다 해주신다고
굳게 믿으시는 거네요?

 

하야카와 요시에상도
그 걱정을 합니다

 

그래도 계속 기다리는 거죠

 

아직도 행방을 찾느라
딴 남자도 안 만납니다

 

그 점은 어떻세요?

 

요시에상한테는..
타다시를 대신혀서

 

마음 고생을 시켜
월매나 미안헌지

 

타다시가 몹쓸 놈이재

 

요시에상이 정성이지요

 

타다시 없어진 뒤로
밤잠을 못 잤재

 

지가 이 심정 알기나 하겄어

 

근데 요상허게 꿈에 한 번 안나타나

 

되지게 혼날까봐 그런감

 

오시마상 할아버지한테
일화가 있다면서요

 

아,그게,복권으로 텔레비를 탄 적 있어요..

 

1958년돈가

 

황태자 결혼 좀 전이니까

 

그래 타가지고 와 보려는데,

 

가만보니 촌장집에도
텔레비가 없었단 이 말씀이야

 

왜 그때 텔레비 안 보셨어요?

 

마을에 부잣집에도 없던 시절이야

 

웬지 송구스런 마음이 들어서

 

자연히 안보게 돼더라구

 

어차피 사람들 다 아는 일인데

 

그렇게 생각 안하셨나요?

 

그래,못했어

 

장남이라 좀 손해보셨어요?

 

손해?
맞아,그랬어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 집 나가신 적도 있어요?
- 그래

 

16살 때 한 번 그랬지

 

18살 때로군
호카이도에

 

얼마 동안?

 

한 반년. 짤렸지

 

- 뭐 하셨어요?
- 건축 일

 

몰래 가서

 

타다시 형님이에요

 

타다시가 회사돈 40만엔을
쓴 적 있어요

 

와서 이야기 않던가요?

 

- 61년도였죠
- 61년도

 

어머니 이야기론
돈을 빌려줬다는데

 

- 얼마나?
- 10만엔

 

그렇습니까?

 

월급은 만 오천엔이고

 

그럼 저금한 돈을 찾아서

 

빌려준 거군요?

 

열심히 모았을텐데

 

아주 난처했을텐데요?

 

다음 해에 결혼할 생각이어서
필요한 돈이었죠

 

그렇다고 동생인데..그게

 

엄마도 옆에서 좀 도와주라 그러고

 

나도 동생이 회사를 계속 다녔으면 했죠

 

오시마군 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가족들이 숨기는 건 아닐까요?

 

- 안 그럴 걸요
- 그런가요

 

내가 여섯 살 적에

 

타다시의 할아버지가?
집을 나갔지

 

그래서 사진에서 본
그 사이치로의 모친이

 

네 살 된 사이치로를 데리고
이 마을로 왔어

 

할아버지가 처자를 버렸다구요?

 

그렇지

 

그럼 사이치로상은
아버지 없이 컸군요?

 

그래. 다 여자 때문이었어

 

여자!

 

사이치로상은 아주 호인인데

 

네,아주 좋은 분이에요

 

네째인 오시마군은 1,200평 남짓의
땅을 물려받았고

 

여기서 살기가 힘들었겠지

 

그래서 토쿄로 간 거지
도시를 동경했으니까

 

그게 불운이지
고향을 떠난 게

 

그렇군

 

촌사람들은 남 일에
왜 그리 상관하지

 

왜 가족들은 오시마군 일을 숨겼지?

 

챙피해서죠

 

애타게 찾으면서도 쉬쉬했어

 

가문의 이름이 우선이니까

 

오시마군이 마을과는 별개였어도

 

가문에는 지장이 있지

 

- 뭐 가문의 명예란..
- ...중요한 거지

 

부득이 고향을 떠난 젊은이들은..

 

도시의 중.소기업에 몸을 담궜어

 

가족주의로 이뤄진 그런 회사들에

 

타케우치군,타니구치군
타케..

 

안녕들 하십니까

 

미야나가상이 여기 적은 이 글은

 

군대 상관이 일러준 교훈입니다

 

내가 한 번 읽어보지요

 

"무엇보다 감사할 줄 아는 것이
사람의 근본도리이다"

 

내가 늘 말했듯..

 

여러분이 매일 먹는 쌀은..

 

농부들이 일년 간
땀 흘린 결실이에요

 

내가 혹 밥을 흘리면
어머니가 야단을 쳤어요

 

밥 한 풀이라도..

 

그래서 쌀 한 톨이라도 아낍니다

 

어머니께서는 나이 80에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 말씀은 여전히 명심합니다

 

늘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집시다

 

어떤 부모들은 이런 일들을 소홀히해요

 

나중 여러분이 부모 위치가 되면...

 

내 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고향을 떠난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외로움에 시달리게 되죠

 

사람의 정에 목말라합니다

 

- 따스한 손길 같은 것
- 의지할 사람이나

 

사장님이 아버지처럼 대하라고 하셔서

 

많이 의지합니다

 

간혹 불량품이 발생합니다..

 

머리카락 같은 게 들어가서
그래서 나온 방법입니다

 

앞으로는 깨끗한 비닐로 포장합니다

 

요즘 젊은이답잖게..

 

오시마군은 연장자들에게
예의를 차렸지요

 

지각없는 행동은 하지 않았어요

 

성격이 순하고 고분고분했지요

 

일이 끝나고도
사장님이 시키면 일을 했어요

 

오카상 집에 있으면서는
밤 11시까지 일했지요

 

오시마상이 그 일로
승진에 지장이 있었을까요?

 

그렇다고 봐야죠

 

걱정이 많았겠는데

 

그리 가혹한 처사를 내린 건 아니었죠..

 

다른 곳에 비한다면

 

자기 양심에 괴로웠겠죠

 

주위 시선도 그렇고

 

다른 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발각나면
바로 해고죠

 

우리 회사는 기회를 줬어요

 

월급에서 갚아나가도록 했죠

 

오카 사장님이 많이 돌봐줬죠

 

부자 사이처럼?

 

네,나이 30인데
애 다루듯 했어요

 

좀 독립심도 부족하고

 

타다시라고 불렀나요?

 

네,이름으로

 

그건 뭐 별거 아니고

 

동료들은 오시마군을
어떻게 생각했나요?

 

글쎄..뭐 그게..
그다지 유능한 편은 아니었죠

 

- 술도 많이 하고
- 그랬다더군

 

열의가 부족하고
좀 그랬죠

 

돈만 생기면
다 써버렸어요

 

사무실에서 돈 만지는 경우가 많은데

 

네,애인이 있었어요

 

근처 메리야스 공장에서 일했죠

 

둘이 결혼할 거라고 했는데

 

여자 쪽이 더 열성적이었죠

 

- 오시마 타다시군 아시죠?
- 네,알아요

 

사람이 어땠어요?

 

착했지만
좀 겁이 많았어요

 

오카 상네 옆 공장에서 일했죠?

 

안녕하세요

 

뭣 좀 여쭤보겠습니다

 

오시마군 관계인데

 

- 동생분이 한 두 살 위였죠?
- 네..그래요

 

그만 사귀라 그랬는데

 

결혼할 맘이 없었어요
동생이 걱정했죠

 

한 눈에 보구 알았어요

 

임신을 시켰나요?

 

그러구 말았죠

 

임신 사실을 말하니까..

 

결혼도 안한 처진대
뭐라든가요?

 

화가 나서
어쩔 거냐 다구쳤죠

 

우물쭈물하대요

 

동생한테 그깟 놈 잊으라고 했어요

 

그 치한테 중절비나 내놓으라고 했죠

 

마담이 오시마군을 좋아했죠

 

오시마군은 딴 여자를 좋아하고
삼각관계였지

 

- 참..
- 기억나는데..

 

연애편지 온 걸 읽어봤어

 

누구한테서?

 

누구였지?

 

참,복받은 친구야

 

어디 받아본 적이 있어야지!

 

여자들이 그런 타입을 좋아하는가

 

뭐라 썼던가요?

 

둘 다 이랬어요
"당신 없인 못살아요"

 

두 여자가 똑같이
약속한 것처럼

 

술꾼이었냐구요?

 

같이 마시기도 했나요?

 

네,단골이고 괜찮은 사람이었으니까

 

혹시..접근하지는 않던가요?

 

글쎄 뭐랄지

 

속을 안털어놨어요?

 

그럴 것 같다가는..
말이 별루 없었어요

 

애인도 데려왔나요?

 

- 네
- 누구였죠?

 

이름이..방금 말하신
그래,키미짱

 

소개시키면서
결혼할 사이라 그러더군요

 

뭐 나중에 오시마상이 퇴짜놨죠

 

키미코상 잘 아시죠

 

- 네,알아요
-보기에 어땠죠?

 

좀 야하게 입고다녔어요

 

누가 더 적극적이었나요?

 

오시마상과 키미코상 가운데

 

오시마상이었던 것 같아요

 

키미코상 일인데

 

1960년 8월,
직장을 그만 둘 무렵에..

 

좀 변하지 않았던가요?

 

- 무슨 말씀인지?
- 오시마상에 대한 태도가

 

좀 냉담해졌어요

 

아주 딱딱하게 굴었죠

 

어떤 이유라도?

 

다른 사람이 생겼어요

 

이름을 압니까?

 

오자와상이요

 

무슨 일하는 사람이죠?

 

수미다 회사에 다녔어요

 

오시마군의 존재를 전혀 몰랐죠

 

나중에야 마음 상한 걸 알았어요

 

둘이 애인 사인 줄 알았으면..

 

서로 이야기를 나눴죠

 

마쓰모토상한테도 조언을 구하고

 

결국 오시마군과의 관계가 마음에 걸려..

 

헤어졌죠

 

오시마군이 키미코짱과 헤어지고는
집에 와서는..

 

어떻게 나오던가요?

 

타다시한테 단념하라고 하니까..

 

아래층으로 내려가
주방으로 갑디다

 

화난 표정으로?

 

화난 표정?

 

그랬나요?

 

화가 났었나?

 

겉으로 볼 땐
안 그랬어요

 

뭘 달라던가요?
맥주?

 

얘한테 한 병 달라고 했대요

 

그걸 깨버리곤 울었지요

 

난폭하던가요?

 

- 병만 깼어요
- 엉엉 울면서?

 

소린 안 냈어요

 

- 울었잖아
- 조용히요

 

키미코짱을 어쩐단 소리는?

 

안 했어요

 

여자가 두 남자를 조종한 것 같아요

 

서로 경쟁시키면서

 

오시마상은 저금까지 몽땅 썼는데

 

뭐 배신감을 느꼈겠지요

 

남이 하자는대로 하는 타입이었어요

 

늘 누군가가 이끄는대로

 

타다시상을 사랑했어요?

 

 

근데 금새 마음이 변해요?

 

금새 변하다니요? 난..

 

두 남자를 같이 사귀었잖아요

 

뭐 여자는 그러면 안되나요?

 

오자와상한테 오시마군 얘기를
했다면서요

 

나중에요

 

- 나중에?
- 편지로 썼어요

 

왜 오자와상한테 더 끌렸나요?

 

대기업 사원이고,

 

대학을 나와
앞날이 보장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더 매력있었다구요?

 

오시마상과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는데
반지도 받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요?

 

그런 식으로 사는 건가요?

 

그런 식?

 

그러니까 오시마 타다시와
앞날을 약속한 사이면..

 

딴 사람이 눈에 띄어도..

 

그런 식으로 저바릴 순 없다는 거죠

 

혹 집안에서 반대하거나
돈문제로 회사에서 어찌 될까봐 그랬나요?

 

처지가 그래서였겠지만..

 

꼭 어린애같이 굴었어요

 

사장 부부한테 노상 굽신거리고

 

그게 싫었어요

 

그 사람 아기를 가졌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오시마상을 찾으면
밝혀질 거에요

 

어떤 소문을 들었는지는 몰라도..

 

결혼 전에 그러는 여자 아네요

 

근거가 있으니까 그랬겠죠

 

속으로 긴가민가 했어요

 

그 소릴 듣고는...

 

그 사람 단념하려고 했어요
아기까지 갖게 했으면

 

오시마상을 사랑한다면서
왜 의심하죠?

 

그거야 다르죠
나 만나기 전의 일이니까

 

지금 사랑한다면서요

 

그런 일은 없었어요

 

못 믿겠네요

 

나두 그러네요

 

오시마상을 찾아
물어볼 거에요

 

그러세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요?

 

누가 소문을 꾸몄겠어요

 

더 할 말이 없네요

 

오시마군이 마음 속에 그리던
여성 같은데

 

어때요,키미짱?

 

글쎄 과연 그럴까요

 

생각 안해봤어요

 

내가 오시마상 찾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

 

사랑하니까
찾아 결혼하려는 거겠죠

 

오시마상이 행복해 할런지 모르겠군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찾아내면 곤란해 할 거라구요?

 

글쎄요,또 모르죠

 

새 인생을 살고있다는 건가요?

 

 

여자를 저버린 죄책감도 있고
돈 문제도 있는데..

 

새 인생을 산다구요?

 

그게 제대로 될지 모르겠네

 

면목이 없을텐데요

 

차라리 이랬으면 좋겠어요
딴 여자를 사랑하니까

 

결혼 못한다고
남자답게

 

당신과의 약혼 때문일수도 있죠..

 

키미코짱을 못잊어서라던가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나

 

그런 소리 말아요

 

 

그래도 키미짱과는 같이 안있고
연락도 없잖아요

 

다른 여자나
회사돈 때문인지도 모르고

 

요시에상은 카메라 숨긴 거 알았나?

 

방에 들어갈 때 봤어요

 

흥분했을 땐
깜빡했을 수도 있고

 

키미짱은?

 

몰랐어요

 

오시마상 행방에 대해
뭣 좀 알던가요?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던데

 

마지막 행적에서 진전이 있었어

 

이 근처에서 끝으로 목격됐어

 

간추려 보자구

 

후쿠시마에서

 

행방의 단서가 되는
말을 했을 지 모르지

 

시라카와,코리야마를 거쳐
후쿠시마에 갔지

 

이나와시로 호수 근처

 

아이츠 와카마쓰가 마지막 장소지?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아봐야지

 

싹 훏어보자구

 

키미짱 쪽도 더 알아보고

 

이게 1965년 4월 15일 겁니다

 

1965년 4월 15일

 

현금인가요,수푠가요?

 

늘 수표 거래죠

 

몇 시쯤 입니까?

 

정오쯤일 거에요

 

오시마상은 영원사원 타입입니까?

 

뭐 자주 안 만나서..

 

강한 인상도 아니고

 

뭐 그저 그랬습니다

 

4월엔 안 왔죠

 

- 매 달 안 들립니까?
- 매 달 오곤 하죠

 

- 그런데 그 4월에는 안왔다
- 그렇죠

 

여기 올 땐 보통..

 

저녁에 왔어요

 

일 마치고
한 잔씩도 하고

 

북적거리는 거리를 지나

 

한 잔 하러 가곤 했죠

 

- 약주 좋아합니까?
- 뭐 그렇죠

 

오시마군도 좋아한다던데
많이 들던가요?

 

네,꽤 했어요

 

같이 술 마시던 분입니다

 

동행입니다

 

자주 가는 데가
몇 곳 있었죠

 

수상한 데는 아니고

 

춤도 췄나요?

 

네,그랬어요

 

인기 좋았다면서

 

맞아,그 친구 여자들한테 인기였죠

 

돈은 이쪽서 내고
여자들은 오시마군 차지고

 

차분해서 인기였죠

 

- 차분한 남자가 인기 있나?
- 뭐,잘 통하지

 

머리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뭐 난 벗겨져서

 

싹싹 빗어넘기고
아주 깔끔하게

 

- 올백으로요?
- 그렇죠

 

정성이었죠
늘 그 모습으로

 

여자를 좋아하던가요?

 

성질도 좀 있었죠

 

조용한 사람이 더 무섭다니까

 

- 이 분 여기 자주 왔나요?
- 네,그런 것 같아요

 

몇 번쯤 왔죠?

 

- 한 서너 번
- 네

 

기후 플라스틱 공업주식회사,이토 케이조
토쿄 주소가 있네

 

토쿄 사람이라 않던가요?

 

둘이 와서 술 마시고 이야기했어요

 

토쿄 이야기는 기억 안 나네

 

이야기를 안 해요?

 

못 들었어요

 

- 오시마군 회사 근처 주소인데
- 그럼 그렇겠지요

 

그런 소릴 안 해요?

 

다른 손님도 많아요

 

붙들어두려고 별 얘기를 다 해요

 

말 상대 해주라고

 

감사합니다

 

왜 기무라상한테는 안 갔을까?

 

15일에 세 군데를 들렀으니
후쿠시마에 있은 거죠

 

15일과 16일 일은 좀 아리송해요

 

다음 17일엔 고정방문처에 갔어요

 

쿠니미에 가서 좀 알아봐야겠군

 

1965년 4월 17일이요

 

1965년 4월 17일이라

 

지불은 어떻게 했습니까?

 

수표죠
칸교은행 후쿠시마지점 발행

 

- 수표로요?
- 네

 

은행에서 돈을 인출했는지
알아봐야겠는데

 

사전연락도 없이 들렀어요

 

시간도 넉넉했을텐데

 

네,4월 17일 자,수표

 

수표번호 008754

 

오시마상 실종 소식을 듣고 놀랐죠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는데

 

제품을 보여주고

 

수금한 돈은
16일에 부쳤어요

 

16일이 결제일이니까

 

날짜를 지킨 걸로 봐선
온전한 정신이었는데

 

17일날,현금을 인출했나요?

 

장부상으로는..

 

여기서 돈을 송금했어요..

 

토쿄지점으로

 

오카 상사 배서로

 

현금으로 인출 안된 거죠

 

마음만 먹었으면 꺼냈을텐데

 

- 돈을 안 꺼냈다..
- 그대로 둔 거죠

 

묘하네

 

와카마쓰로 가서
좀 알아봐야겠어요

 

사진 보니까..

 

알 듯도 한데
장부에는 없네요

 

뭐 영업사원들이 잘 사라지니까

 

일 년에 한 두번씩 있는 일이죠

 

흔한 일이에요

 

뭐 그래서 신경도 안쓰죠

 

수표지불하는 거래처는
한 곳도 안 들렀다..

 

와카마쓰에서 딴 데로
갈 생각이었겠죠

 

그런 것 같네

 

몇 시쯤이었죠?

 

- 그게..
- 정오쯤

 

어떤 모습이던가요?

 

평소나 다름없었는데

 

근데..갈 때..

 

시계를 보면서
기차를 탈 거라 했어요

 

그래 택시를 불러달라고

 

- 택시 회사는?
- 와카마쓰 택시

 

좀 이상했죠,다른 때는
역까지 걸어갔는데

 

그 때 마지막 본 거에요

 

- 택시가 금방 왔나요?
- 네

 

- 역으로 가자던가요?
- 그랬어요

 

- 그 쪽으로 가던가요?
- 네

 

토쿄 가는 기차를 탄다면서..

 

2시나 3시 출발이죠

 

서두를 것도 없는데

 

그런데 웬지 쓸쓸해 보였어요

 

저기 앉아서

 

시간표를 봤어요

 

위 아래로 훏으면서

 

뒷모습이 괜히 쓸쓸해 보여서

 

그럼 기차로 토쿄 우에노로 갔겠네요?

 

후쿠시마에서는
그 열차 다들 안 타는데

 

- 차로는요?
- 어림없죠

 

짙은 눈썹에 피부가
좀 거무스름해요

 

인상착의 갖고는 잘 모르죠

 

아주 짧은 시간인데

 

찾는 손님도 많고

 

이게 요금 기록표인가요?

 

수헤히로초 역까진데

 

이 사람을 역까지 태워다줬나요?

 

그게..2년 전 일이라

 

그럼,13일 3시경
태운 승객은요?

 

나카도에서 수헤히로초까지

 

알 거 같아요

 

택시에서 내려 어디로 가던가요?

 

좀 기다리라 해놓곤
주점으로 들어갔죠

 

그리곤?

 

돌아와 요금을 냈죠

 

그리고는 다시 주점으로 갔어요

 

젊은 사람들은 별로 안 와요

 

히가시야마 주점에나 가보시지

 

후쿠시마에서는 다 알아봤는데

 

소득이 별로 없네

 

16일 소식은 감감이고

 

그 친구 행적을 쫓다보니,

 

무슨 형사라도 된 기분이야

 

이런 식으로 한번 봅시다

 

다른 여자와 엮인 게 아닐 지

 

그렇지

 

심리적 압박 때문에..

 

그런 갈망이 생겼을 수도 있지

 

*네즈미(쥐) 같은 여자면 위안이 됐겠지
*일본 여배우.

 

위안이 됐을까

 

이해심 많은 여자일 수도 있고

 

그 여자가 16일 일에
관련있지 않을까

 

- 토쿄 일은요?
- 토쿄?

 

여자를 사귀기엔
시간이 없었는데

 

돈은 송금하고
소지품도 남겨두고

 

사전에 다 계획했을 수도 있지

 

계획이라면
훨씬 전부터일텐데

 

그래,계획적인 건 아냐

 

더 깊은 곳에 촛점을 맞춰야겠어...

 

감정이란던가
감정의 변화라던가

 

영화라는 걸 잊고 접근해보자고

 

그럴듯한 줄거리에 맞춰서

 

대담하게 나가야지

 

토쿄에 여자와 함께 있다치고

 

오시마군 방엔 언제 왔었죠?

 

26일이었어요

 

여기가 오시마군 방인가요?

 

- 좀 들어갈까요?
- 네

 

장 속에 영수증과
근무기록이 있었어요

 

상품 가방은?

 

여기 선반 위에요

 

그 위에

 

혹시 있어요?
좀 보게

 

그렇게 말고

 

네,그렇게

 

찾기 쉽게 해놨네

 

나는 23일부터 나흘 출장이었죠

 

- 23,24,25,26일..
- 26일날 돌아온 게 맞죠

 

25일은 일요일이니까
사람들이 다 있었을테고

 

그럼 23일이나,24일이네

 

왜 여기 들렀을까?

 

토쿄에 여자가 있었다면..

 

여자와 관계된 물건을
가지러 왔겠지요

 

- 여자와 관계된 거라면..
- 혹 집히는 데라도? - 전혀요

 

뭔가 사라질 이유가 있었겠지

 

영업사원의 본분을 어겨서
많이 고민했죠

 

그 문제가 제일 큰 거지

 

그게 이야기의 출발점이니까

 

좀 닮았는데

 

하야가와상이 사진을 봤군요

 

콧매는 비슷한데

 

광대뼈 불거진 거랑

 

6월 13일에 발견된 시체죠

 

수심이 깊은 강이요

 

보통 한 일주일 있어야 시체가..

 

강 위로 떠오르지

 

시체가 사진이랑 아주 비슷해서

 

체구나,얼굴,광대뼈 다

 

바지와 혁대가
발치에 있었죠

 

보니까 17이나 18살 됐겠던데

 

오시마군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시마군을 마지막으로 본 게..

 

1965년 4월 3일 이라고요,카사하라상?

 

골프 치기 전날이니까
일요일이었죠

 

만나서 한 잔 하기로 하셨죠?

 

뭐 오랫만이었으니까

 

- 여기가 그때 2차 장소지요?
- 네

 

여기는 오시마군 약혼녀,
하야키와 요시에상입니다

 

오시마군이 약혼녀 얘기는 않던가요?

 

당분간 결혼할 마음이 없다고 했죠

 

당장은 안할 거라고

 

약혼한 건 아셨나요?

 

네,부모님한테도 갔다왔다 그러던대

 

결혼 안한다는 말을 하러?

 

네,그랬대요

 

혹 약혼 이야기 아닙니까?

 

아니,그건 아니었어요

 

- 그런대 결혼하기 싫다?
- 네,그랬죠

 

들은 이야기가 있나요?

 

자기도 모르는 새
약혼이 정해졌다구요

 

여자는 좋은데,그 언니가
남의 남자랑 동거한다고

 

그래서 마음에 안든다고 했어요

 

처음에 그 말을 했지요

 

좀 뭣한 이야긴데..

 

약혼자 언니가 남의 사내랑 동거한다고

 

약혼자 집에 가면
서로 마주쳐야 하는데

 

그 집에 가기 싫다..

 

그런 말을 했지요

 

- 그랬군요
- 그렇게 들었지요

 

언니가 무슨 상관인지

 

약혼자는 약혼자고
언니는 언니지

 

두 사람 사이가
먼저라고 해줬지요

 

그게 언젭니까?

 

1965년 오시마군이 실종되기

 

한 달쯤 전이지요

 

한 달 전이면?

 

2월이나 3월 경

 

약혼자 언니가 남의 사내랑 동거한다고

 

약혼자 집에 가면
서로 마주쳐야 하는데..

 

당장은 안할 거라고..

 

네즈미 같은 여자면..

 

달리 진행할 수가..

 

듣기 싫은 소린
안 듣겠어요

 

다 무시할래요

 

말하기 싫은 것도 있잖아요

 

오시마군이 애인이랑
사는 걸 알았나요?

 

경제적으로 의존했나요?

 

경제적 의존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네

 

오시마군이 신경을 많이 썼다는데

 

그래서 그런 것 아닌가요?

 

모르겠네요

 

솔직하게요

 

오시마상이 왜 그리
신경을 썼을까요?

 

그 남자는 어떤 사람이죠?

 

오시마상이 없어진 게
나 때문이라면

 

큰 문제겠죠

 

요시에상은 그때
그런 생각을 못했나요?

 

취하니까 성질나네요

 

애인 있는 게 어때서?

 

경제적인 건 몰랐지만

 

뭐 얘기했잖아요

 

지금 알았어요,또

 

애인이니 돈이니
물어본 적도 없어요

 

몰랐다고
오시마군도 알 정돈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하네

 

요시에상이 왜 저렇게 나오지

 

한 번 외식하러 나가다가

 

오시마상과 마주쳤어요

 

요시에가 일 끝내고
오기 전이었죠

 

- 우연히?
- 네

 

그리고는?

 

그리고 어쨌더라?

 

엉겁결에 마주친 거에요

 

인사했나요?

 

뭐,그냥 모른 척했어요

 

오시마상과 결혼하면
요시에상이 행복할 것 같나요?

 

잘 되기가 쉽겠어요?

 

몇 년을 떨어져 지냈는데

 

부부들도 처음엔
많이 다투잖아요

 

안보이던 흠도 찾아내고 하면서

 

둘이 잘 지내면 마땅찮겠군요?

 

안 그래요,
그렇게만 되면 좋지

 

병주고 약주고 하네

 

괜히 한 소리야!

 

분위기가 좋아서

 

- 분위기라..
- 네,뭐..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어디 괜찮겠습니까?

 

뭐 누구모양
받들어 모시지는 않을 거에요

 

자연히 그렇게 돼

 

어림없어!
밤마다 술 시중이나 들고

 

솔직히 그래

 

그래서 뿌루퉁하게 텔레비나 본 거지

 

내가 차갑게 굴었다 그랬지?

 

싸우기 싫어서 그런 거야

 

그래서 텔레비만 본 거야

 

내가 더 조심할 걸 그랬다

 

"언니 남편이 아니잖아"
말해주고 싶었어

 

속에 담은 말이 많아

 

목욕하러 가자 그러면
추워서 싫다 그러구

 

좀 외롭게 지내다 보니..
손님이 찾아오면..

 

- 어울리고 싶었다는 거죠?
- 그래요

 

후회하진 않아요
서로 잘 지냈으니까

 

오시마상이 얼른 나타났으면 해요..

 

꼭 결혼문제가 아니더라도

 

어디가 있는 건지
딴 누구랑...

 

뭐랄까

 

행복하게 지낼 수도 있죠

 

그게 사실이라면
큰 죄를 짓는 거고

 

뭐가요?

 

다들 그렇게 찾아다녔는데..

 

저 혼자 행복하게 살고 있으면

 

볼 면목이 없거나..

 

갈 곳이 없을 지도 몰라

 

자살이나 하지 말았으면

 

냉정한 소리 같지만..

 

자책감에 못이겨
그럴 수 있잖아요

 

나 때문에 그랬으면
큰 죄지

 

너도 그러지 마
언니가 얼마나 슬프겠니

 

제발 그러지 마

 

난 못해
할 용기도 없고

 

죽기는 뭐 쉬운가

 

어쩔 수 없이
아둥바둥 살아야지

 

행복을 찾아야지

 

모래 위에 쌓은 행복은
금새 무너져

 

참 그런 소릴,하긴..

 

행복은 말로 안되지

 

맞는 말이야

 

얼굴이 뻣뻣해지네

 

이럴 때가 있어

 

아무도 없으면
막 때려줄텐데

 

언니를 때려요?

 

무작정이 아니라구요

 

- 그럼 이유가 있을텐데
- 불결해!

 

- 언니가 불결하다고?
- 그래요

 

너무하는데

 

당신들도 다 똑같아요

 

됐어요

 

언니가 남자한테 얹혀사는 게
싫은가요?

 

그만,그만 해요
좀 놔둬요

 

언니가 그렇게 미워요?

 

- 그래요
- 왜?

 

어릴 적부터 그랬나요?

 

모르겠어요

 

아주 성난 얼굴인데

 

참 이해가 안가네..

 

왜 그리 미워하지

 

왜 그래요?

 

언니한테는
통 이해심이 없네

 

묘해

 

요시에상과 언니 사요상 말인데..

 

어릴 적부터 사이가 안좋았어요

 

전쟁 중에 도시에서 피난왔지요

 

언니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툭하면 그냥 때리고

 

사요짱은 같이 안싸우고
말로만 그만 두라고 했지요

 

요시에가 대장이고
사요가 부하였지

 

사요가 언니였지만

 

요시에 성질이 그랬어요

 

언니와 같이 살고 싶어하지
않았다는데

 

뭐..경제적으로 짐이 돼선지

 

잠깐 같이 산 거지요

 

약혼한 다음부터죠?

 

그래요

 

- 요시에상은..
- 고집쟁이였지!

 

남한테 그런 소릴

 

다투면은..

 

머리채를 잡고
얼마나 때리는지

 

하고 있는 것 봐라!

 

이런 말 하긴 좀 뭣한데..

 

동생한테 신체적 혐오감을 느낀 적은?

 

한 번..메스껍데요
뭐 같이 안자는 사인데..

 

한번은 걔 가슴이 와닿았어요

 

꼭 곤약처럼 물렁물렁한 게

 

하야카와 집안 시조께서
사무라이셨군요

 

네,니가타현 시바타 출신이죠

 

- 요시에상 부친께서는?
- 10대손 일거에요

 

조부께서는 어떤 분이셨죠?

 

시바타현 첫 판사셨어요

 

하야카와 집안 족보는
부친께서 작성하셨습니까?

 

네,9대손까지 내려오던 것을
다시 쓰셨대요

 

원본은 화재로 소실됐대요

 

집안 일을 이것저것
집어 넣으셨군요

 

요시에상 말로는
엄한 분이셨다는데

 

네,그랬어요

 

엄하고 결백하고

 

거기 얽힌 일화가 있으면
좀 들려주시죠

 

어디 보자

 

돌아가시기 1년 전 일인데

 

가보가 있었어요
대대로 내려오는 검인데

 

전당포에 맡기려고 했어요

 

- 가보를?
- 네

 

전당포 주인은
그냥 돈을 빌려줬어요..

 

검은 안 받고
가보를 맡을 순 없다면서

 

남편은 정중히 받아들였어요

 

돌아가시기 몇 달 전부터,

 

그 걱정을 했어요

 

전당포 주인을 불러
검을 가져가라고 했지요

 

치를 돈이 없다고

 

요시에상은 부친을 닮았나요?

 

네,강한 성격에
결벽성이 있죠

 

어머니께서는 어떻지죠?

 

헐렁헐렁하신 분이에요

 

내가 엄마를 닮았죠

 

죽은 언니가
꼭 본땄다 그러더군요

 

식구 중에서 사요짱이
제일 착해요

 

남한테 아주 친절하더군요

 

오래동안 봐왔지만,

 

사요짱이 제일 남한테 잘해요

 

타다시가 요시에상을 만나
사요상과 이야기하다 보니까..

 

요시에상이 너무 직설적이더래요

 

언니처럼 좀 부드러웠면 한 거지

 

좀 뭣한 이야기지만,

 

사요상이 요정 일을
좀 했어요

 

게이샤 견습으로

 

언니의 그런 일을
요시에상이 싫어했지요

 

누구한테도 알리지 않으려했어요

 

가문에 누가 되는 일이라고

 

있던 데가 마음에 안들어
이리 옮겼어요

 

마침 일손이 모자라
쓰게 됐지요

 

- 20이나 21살 때죠?
- 그래요

 

그래서?

 

게이샤가 되고 싶다더군요

 

- 스스로 원해서?
- 네

 

참 그때는 왜 그랬는지

 

남 눈치 안보고
자립하려던 건데

 

게이샤로는 솜씨가 없어서..

 

미역국 먹었어요

 

얌전한 애였지

 

- 애인이 있었나요?
- 뭘! 그럴 주제나 되나

 

착하고 성실했을텐데

 

게이샤가 그럼 뭐 하누!

 

딴 게이샤들 못 봤어?

 

불쌍한 것.어쩌자고
이런 델 들어와서

 

그렇게 매력 없었나요?

 

그냥 평범했지
적성이 아니었어

 

사요상은 어떻게 알게 됐습니까?

 

개업이 한 달 뒨데,
유카라라고..

 

사람이 모자라서
와서 일하라고 했지

 

- 유카라는 주점입니까?
- 그래요

 

- 원래 이 자리
- 그렇지

 

- 주인이셨습니까?
- 그건 아니고

 

- 나중에는요?
- 나중에 주점이 팔려서,

 

일자리를 잃어길래
기사로 오라고 했지

 

나이 들면
오라는 데도 없어

 

면허 따는 데 한참 걸렸어

 

여기서 일한 지 2년짼가

 

하야카와상,
혹시 오시마상이 나타난다면..

 

여전히 결혼할 마음이 있습니까?

 

어려운 질문이네요

 

날 사랑하느냐 여부에 달렸겠죠

 

꼭 나한테 돌아오지 않더라도

 

연로하신 부모님을 위해
돌아와야겠죠

 

대단한 미담감이군요

 

좋은 뜻으로 하신 말씀입니다만

 

이 수색작업은
다 요시에상 덕이죠

 

부모님들이 나선게 아니라

 

3달을 조사했는데
실종 이유가 나왔습니까?

 

영화로 찍는 데
반대한 사람은 없습니까?

 

단지 찾겠다는 일념에
이마무라 감독의 청에 응한 겁니까?

 

그러니까 요시상이 언니와
5층에 같이 산 거지?

 

그래

 

- 오시마군이 자주 드나들고
- 그게 줄거리의 욧점이지

 

전철노선이네

 

오른 쪽에 역이 있어

 

네즈미는 카메라빨을 잘 받아

 

진짜 배우지

 

자세 잡는 거하며

 

오시마군이 실종된 직후,

 

네즈미는 "쥐"에서 한
언니한테 의심받는 역이라고 했어

 

혹시 줄거리를 자매 간의 갈등으로
몰고가려는 건가?

 

그럴 수도 있지...

 

인터뷰를 끼워넣어야겠네
"네즈미(쥐)"의 주연 여배우와

 

다 픽션이라고?

 

아니,넌픽션 영화야,그게..

 

키미코에 대한 미움,
사요를 향한 네즈미 식의..

 

미움이 동일선상이야

 

또는 성적인 열등 콤플렉스,
다 얽혔지

 

그래,누가 처음에 그랬지?

 

자매 사이를 살펴보면
뭔가 나올 거라고

 

더 깊이 파고들면
진실이 드러나겠지

 

웬지 모든 게 이중으로 보여

 

단서는?

 

삼자 입장에서 자기를 보잖아

 

어떨 땐 헷갈려

 

어느 쪽이 진짜야?

 

자기 역을 연기하는 거겠지

 

네즈미처럼 보이게

 

오시마 이야기를 하자는 건데

 

그러고 있잖아!
아님 뭐야

 

- 부부 같았다구요?
- 그랬어요

 

노인이 방을 빌리러 왔는데...

 

여행 중이라 자기 직원이랑
여기 묵겠다 하대요

 

딴 데서 묵었던 모양인데

 

뭐 호텔비 아낄 요량이었겠죠

 

- 그래서 빌려줬나요?
- 네

 

나중에 가발상자를 든
여자가 보이대요

 

쓰지상,그 "네즈미",하야카와상 말인데...

 

요즘 좀 변한 것 같지 않아?

 

쓰지상을 좋아한다면서?

 

네..그게..뭐..

 

아니라고는 못하겠네요

 

조사 중에..텔레비를 타면서부터..

 

그게..텔레비가 영향력이 크잖아요..

 

좀 들뜨게 되고...

 

그게 뭐랄까..
시큰둥해졌달까..

 

오시마군을 찾겠다는 열의가
식은 것 같다..

 

원래 그게 목적인데

 

쓰지상과 사랑에 빠졌다..

 

오시마군을 찾을 이유가 없어졌군

 

우리도 낌새를 챘어

 

뭐 정도 들었죠

 

그래도,날 사랑하는 게
사실이라면..

 

입장이 난쳐해졌네요,안 좋게

 

뭐 새롭게 전개된 거지
사실이 그러니까

 

이대로 밀고나가자구,좀 더

 

오시마상과의 거리가
더 멀어진 것 같아요

 

언제부터?

 

글쎄 그게,요 한 반 년 새

 

영화 시작 전엔
늘 마음 속에 있었는데

 

어려움을 겪다보니 그런가

 

지금 나타나면?

 

뭐 웃어줘야겠지요

 

웬지 추억 속의 인물 같아요

 

까마귀네

 

- 싫어라
- 싫다구요?

 

그냥 기분에 싫은 거겠지

 

- 네,어떤..
- 까마귀가 싫다..

 

그로테스크해서

 

여기 오니까
근심이 싹 달아나네

 

빈둥빈둥 거리면서

 

왜 나랑 사랑에 빠졌지?

 

모르겠어요

 

언제부터?

 

글쎄,처음엔 외로워서
그런 것 같고

 

공허하고,
아직도 공허하지만

 

누가 더 좋아요?
오시마군과 나 중에서

 

지금은 당신이라고 해야겠지요

 

나중엔 또 누가 될지 모르지만

 

그 말 들으니..

 

처음에 신랄했던 말투가 생각나네

 

지금과는 아주 달랐지

 

흠잡으려는 게 아니라,그게..

 

이따끔 사람들은
극 속의 인물이 돼요

 

어떤 각본에 따라 연기하듯이

 

지금은..

 

당신만을 사랑하지만..

 

사랑을 두 사람만의 것으로
좁히긴 좀 뭣하잖아요?

 

전에도?

 

전부터 그랬어요

 

믿음이 생긴 건
당신 때문이죠

 

뭐 독단일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당신과 헤어지면

 

지원 일 같은 걸 하리라 생각했어요

 

내가 있으나마나한
어떤 곳에 가서

 

나머지 인생을
요시에 아닌 사람으로 사는 거죠

 

그냥 한 집단의 일원으로

 

그게 제격이라 여겼어요

 

근데 요즘은 그건
너무하다 싶어요

 

사랑받고도 싶고

 

너무 쇼크였어요..
오시마상과 내가 무슨...

 

설마 동생이 그런 의심을 할 줄은

 

왜 그런 상상을 하게 됐을까요

 

그 무렵 이상햐게 굴긴 했지만

 

어제는 완전히 딴 사람 같았어요

 

완전 쇼크였죠

 

너무 놀라
사장님과 상의했죠

 

우리 사이를 그런 눈으로 볼 줄은

 

사장님은 그런 눈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다 하대요

 

아무튼 쇼크였어요

 

오시마군입니까?

 

그 사람이에요?

 

아무 것도 묻지 말아요

 

다들 걱정해요

 

왜 안 돌아와요?

 

- 못가요
- 왜요?

 

- 가족들이 기다리는데
- 살아있는 거죠?

 

잘 있어요?

 

죽었나요?

 

그래요,난 죽었어요

 

언제요?

 

석 달 전에

 

어디서?

 

더 묻지 말아요
다 끝난 일인데

 

더 이상 묻지 말아요

 

자살인가요,아님 살해?

 

당신들은 내 아픔을 몰라!

 

간 밤에 악몽을 꿨어요

 

내가 칼을 들고 흰 고양이 두 마리를
쫓고 있었어요

 

고양이들한테 칼질을 하고는

 

다 죽어가는 고양이들을
나무통에 넣었죠

 

뚜껑을 콱 닫았어요

 

고양이들은 빠져나오려고
바둥거렸어요

 

나무통에 못질을 했죠

 

대못이 고양이 머리와 눈에 박혔어요

 

소스라쳤죠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일주일에 한 번
머리하러 왔어요

 

운전 배운다 하대요

 

그 뒤로는 안 왔죠

 

무슨 일 하는 것 같던가요?

 

누구 첩이나 정부 같았어요

 

일하는 사람 같지 않고

 

달리 눈에 띈 점은?

 

올 때마다
전화를 하더군요

 

전화는 어딨죠?

 

저 뒤에요

 

동생이 일요일마다
온다고 했어요

 

그렇군요

 

당신 이야긴가 본데

 

따로 사는 것처럼 했나봐요

 

아,그렇군

 

같이 사는 걸 숨기려고

 

저기에요

 

문소리에 나가보니
입구에 있더군요

 

남자랑 같이

 

누구냐고 했더니
동생이래요

 

학생처럼 젊던데

 

안면이 있던가요?

 

네,가끔 봤죠

 

둘 다 봤어요

 

남자는 눈썹이 짙고..

 

- 이 사람인가요?
- 맞아요!

 

어디서 봤죠?

 

저기 전철 승강장 있죠?

 

거기 리어카 장사가 있었어요

 

그 리어카 옆에서요
자전거 타고 가다가

 

사람은 별로 없었고..

 

쳐다보길래
아는 사람인가 했죠

 

- 그렇던가요?
- 네

 

그 사진에 있는 여자

 

네,그 여자랑 걷고 있었죠

 

똑똑히 기억나요
전에도 서너 번 봤으니까

 

그게 언제쯤이죠?

 

그러니까..그게..

 

폴로셔츠 차림이었으니까,그게..

 

- 여름이군요
- 그럴 거에요

 

혹시 1964년 여름 아닌가요?

 

1964년에 근처에 살았으니까

 

1966년 11월에 이사갔죠

 

남자는 늘 같은 차림이었어요

 

- 폴로셔츠?
- 네

 

가능성 있네

 

어느 쪽 여자지요?
오른쪽? 왼쪽?

 

- 오른쪽이요
- 오른쪽

 

- 남자랑 같이?
- 네,맞아요

 

왜 둘이 같이 나다녔을까요

 

- 틀림없죠?
- 그럼요

 

어떻게 보이던가요?

 

뭐 처음엔 오누인가 했어요

 

말하는 거 말고
하는 행동이

 

바싹 붙어 걷던가요?

 

보통으로
팔짱은 안 꼈죠

 

남의 눈을 안피하던가요?

 

좀 그랬어요
심각한 얼굴로

 

심각하다?

 

이야기도 하던가요?

 

네,그랬어요

 

남자랑 눈이 마주쳤는데
모르는 척하더군요

 

좁은 거리죠

 

언니가 독을 먹였어

 

- 독으로..
- 독살했다구요?

 

그래

 

언니가 독살했어

 

혼령이 그렇다고 해

 

왜 언니가 오시마군을 죽였죠,왜?

 

웬지 모르겠어?

 

동생 약혼자라면서

 

둘이 불륜을 저질렀어

 

사람의 도리가 아니지

 

죽인 이유는요?

 

애인을 독차지하려고

 

모르겠어?
혼자 가지려 한 거야

 

못가지니까 죽여버렸지

 

때가 늦었어

 

죽고 우리 곁에 없는 사람이야

 

너무 늦었어

 

- 어디서 죽였어요?
- 뭘 물어봐! 니가 알아봐

 

- 제가요?
- 그래

 

- 왜 제가요?
- 너 아님 누가?

 

동생이잖아
언니한테 물어봐!

 

- 언니한테?
- 그래

 

안다고 할까요?

 

그래,그렇구말구

 

사실대로 말해봐,솔직히

 

뭘?

 

그러니까..

 

타다시상 근무시간에
전화한 적 있어?

 

아니,없어

 

- 한번도?
- 한번도

 

왜?

 

- 타다시상은..?
- 한번도 없어

 

나한테 전화할 일이나 있나?

 

오시마군 사무실에 간 적은 있나요?

 

한번이라도

 

가게 가는 길이니까
가끔 들렀어요

 

가게 팔린 뒤엔?

 

없어,갈 일이 없지

 

일하는 데가 간다 쪽인데

 

극장에서 만난 적은요?

 

거긴 극장도 없어요

 

아참,하나 있구나

 

한번도 전화한 적이 없다구?

 

없어,거기 전화번호도 몰라

 

요새 와서 전화 걸 일이 있어
알게됐지

 

교환이 목소리를 기억하던데

 

무슨! 데리고 와
따져보게

 

전화 건 적도 없고
번호도 몰랐어

 

또 뭐하러 전화하겠어

 

이 회사에서 언제부터
교환원으로 일했죠?

 

1964년 10월부터..

 

- 오시마상이 실종됐을 때도
여기 근무했죠? - 네

 

여자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나요?

 

서너 번이요

 

아는 목소리이던가요?

 

아뇨,전혀요

 

어디서 걸려왔나요?

 

모르죠.
간다나 후지코키 쪽으로 생각했는데

 

간다나 후지코키..

 

이름을 말하던가요?

 

하야카와상이라고 했어요

 

하야카와상?

 

요시에상은 가와사키였고

 

카와사키에서 내가 건 거 아닌지?

 

확실친 않지만
간다 쪽인 것 같아요

 

지금 내 목소리랑 어때요?

 

완전히 달라요

 

네에

 

한번 들어봐요

 

좋아

 

내일 오후에 가요

 

하루 더 쉬지

 

이틀이나 비웠어요

 

월요일엔 나가야죠

 

알았어

 

어때요?
비슷한가?

 

네,그래요

 

이름을 뭐라고 했다고?

 

하야카와상이라고 했어요

 

내 목소리랑은 다른가요?

 

아주 달라요

 

- 이래도-
- 전화 안했어!

 

할 일이 없는데

 

그래서 묻잖아

 

전화 목소리로 사람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

 

근데 서너 번 들으면
귀에 익지

 

자주 받았으니까
기억한 거야

 

다른 하야카와였겠지

 

정말 모르는 일이야

 

그럼 이건 그렇다치고

 

속상하네
날 의심하니까

 

나 없는 동안..

 

타다시상이 집에 찾아 온 적 있었어?

 

낮에는 없었어

 

한번은 역 있는 데서 마주쳐
곤란했을 때고

 

- 밤이었지
- 그래

 

또 한번은..

 

사장님이 우릴
저녁식사에 초대했을 때

 

타다시상도 같이 나왔잖아

 

그렇게 두번이야

 

- 그것도 밤이었지
- 그래

 

근데 낮에 건물에 드나드는 걸
본 사람이 있어

 

그건 어떻게 된 거지?

 

집에는 안왔어

 

일할 때는 집에 없었고

 

나 없을 때 왔나보지
하여튼 못 봤어

 

나도 집에 없는데 왜 와?

 

왜 언니를 찾아와?

 

내가 어떻게 알아?
오시마상이 한 일을

 

한번도 따로 만난 적 없어

 

자꾸 이런 식으로 물어볼래?

 

왜 이러는지 통 모르겠네

 

이 사람 본 적 있나요?

 

한번인가..아니 몇번

 

단골인가요?

 

가게에 온 적은 없죠

 

배달 나갔다가
전철역 있는데서 봤죠

 

쳐다보길래
아는 사람인가 했죠

 

또 한번은 배달하는데,

 

사와라 건물에서 나오더군요

 

사람 눈을 피하듯
급히 갔어요

 

그래서 알아본 거죠

 

이 여자는 아세요?

 

알아요,손님이고
자주 앞으로 지나다니니까

 

미용실 가면서

 

둘이 같이 다니던데

 

- 같이요?
- 네

 

여름이었나요?

 

그게 이 삼년 전 일이라..

 

사와라 건물 있는 거리에서
같이 걸어가더군요

 

맞은 편에서 가다가 봤어요

 

한 30미터 앞에서

 

겨울이었나요?

 

이건 어떻게 설명할래?

 

같이 다닌 적 없어

 

그 아래 생선가게 알잖아?

 

그래,알아

 

늘 거기서 생선을 샀으니까
몰라볼 리 없지

 

하지만,난 그런 적..

 

- 젊은 남자랑 다닌 적 없어?
- 없어,정말

 

언니가 아니면
너무나 공교롭잖아

 

나 아니야

 

그렇게 나오면
믿어야겠지만..

 

여러 사람이 둘이 다니는 걸
봤다 그러잖아

 

- 어떻게 된 일이야?
- 아래층 경비한테 물어봐

 

늘 지나다니면서 보잖아

 

내가 볼 땐 늘 없더라

 

여름엔 문을 열어놓잖아

 

난 매번 봤어

 

입구 잘 지키라고 농담도 했는데

 

거기 살면서 한번도 본 적 없어

 

넌 낮에 없으니까

 

일찍 돌아올 때도 못 봤어

 

넌 방에만 있잖아

 

그럼 내가 낮에 돌아와

 

타다시상과 나갔다는 거야?

 

젊은 남자랑 나간 적 없어
아는 젊은 남자도 없어

 

그럼 그날 일은 어떻게 된 거지?

 

사장님이 몇 번 찾아온 적은 있지만

 

타다시상이 폴로셔츠 입은 건
본 적 없는데

 

나도 그래

 

근데 왜 여기저기서 봤다는 거지?

 

내가 아나

 

한 번이면 실수라지만,

 

여러 번 그랬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럼..

 

진짜 모른다니까

 

분명히 밝혀야 돼

 

그래,그래서 이야기하러 온 거야

 

일이 아니더라도

 

누군지 만나보고 싶네
터무니없는 소릴 하고

 

아주 좋지!

 

언니는 뭔가 알고 있어

 

그 사람이 무슨 얘기 했지?

 

무슨 얘길?
나타나기나 하지

 

제 입으로 다 말할텐데

 

순 의심 투성이네

 

그러니까 어서 다 말해!

 

너무 억울해

 

사람들이 왜 그런 소릴 하지

 

그럼 가서 만나봐

 

사실을 밝히게

 

언니를 믿었으면 좋겠어

 

근데 다들 언니 얘기를 하잖아

 

사실을 밝혀야지

 

내가 그렇게 막돼먹은 사람이니

 

가서 따져야겠어

 

왜 나한테 그러냐고!

 

너까지도!

 

내가 고후에서 왔을 때 기억나?

 

그래

 

그 때부터 미심쩍었어

 

좀 이상하긴 했지
타다시상 이야기를

 

자꾸 물어보니까

 

- 왜 그런가 했어
- 그 땐 말 못했지

 

들어와요

 

앉으세요

 

- 이 분 알겠어요?
- 아니,잘 모르겠어요

 

- 날 알아요?
- 네,사진에서 봤어요

 

사진이랑 같아요?

 

나에요?

 

뭐라고 해야지..

 

가게 앞을 자주 지나다녀서
알아봤지요

 

뭘 입었던가요?

 

내 기억으로는..

 

화장은 안 하고..

 

- 거기 미용사 알죠?
- 뭘 입었어요?

 

- 그게 뭐더라..
- 얼굴 말고,옷

 

내가 봤을 땐...

 

카디건인가,카디건 같은 거

 

어떤 카디건?

 

제대로 말해야죠

 

본대로 말하는 겁니다
지어내는 게 아니라

 

사실대로

 

이게 본 사진인가요?

 

네,그 중 한 장

 

언제 찍은 건가?

 

지난 번이네

 

- 잘 못나왔네
- 이것도

 

이게 나 같아요?

 

네,그대로니까

 

사진으로는 잘 못알아보는데

 

이걸 보곤 맞구나 했죠

 

머리를 넘긴 적 없는데
잘못 본 거에요

 

- 그 사진은?
- 오시마상

 

오시마상은 눈에 확 띄니까

 

누구라도 같이 있으면
기억날 거에요

 

그런데도 난 얼굴 가리지도 않았잖아요?

 

어디 한번 봅시다

 

그 사람 알아요?

 

누구?

 

사진 줘봐요

 

네,잘 알겠어요
분명해요

 

- 한번 보고?
- 몇 번 봤죠?

 

서너 번이요

 

- 그래도..
- 더 되거나

 

- 어디서 봤어요?
- 거기 리어카 장사 있는데서

 

- 리어카 장사?
- 다리 옆의

 

거기가...

 

오쿠마 전당포는 아시죠?

 

잘 모르겠어요

 

처음 거리에서 봤는데,

 

고개를 돌려
눈을 피하더라구요

 

아는 사람인가 했죠

 

가게 손님인가

 

손님이면 아는 척 할텐데

 

그래서 기억에 남았죠

 

우습지만,그 쪽을
잘 못알아보겠어요

 

뭐,손님들이니까 기억하는 거죠

 

가게에 들릴 때,
잘 봐두죠

 

나도 일 손님은
잘 안 잊어버려요

 

그래서 기억 못하나

 

또 본 데는?

 

가나야마네 아시죠?

 

- 아,가나야마네
- 배달 나갔을 때였죠

 

그 앞에서 인터폰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는데,

 

집 건물에서 나와
다리 쪽으로 가더군요

 

그 때 봤어요

 

나 말고..?

 

네,오시마상이요

 

왜 다리 쪽으로 갔지?

 

- 아 늘 전철 타니까
- 다음 번은요?

 

두 분이 나란히 걷는 걸 봤어요

 

그건 어디죠?

 

길 아래,
수츠타케상네 아시죠?

 

집세 내러 한번 간 적 있어요

 

아니면 그 쪽으로 갈 일이 없어요

 

언제였죠?

 

또 옷차림새들은?

 

뭐,그러니까..
기모노 입은 모습은 못 봤어요

 

그냥 카디건만 생각나요

 

또 남자 분은

 

폴로셔츠나 스웨터 차림

 

소매가 팔꿈치까지 올라간 거

 

반 소매로 기억해요

 

나 아니었어요

 

분명 오시마상이었던가요?

 

확실해요

 

잘못 볼 얼굴이 아니니까

 

사진 다시 한번 봐요

 

이 쪽이 더 또렷한데

 

- 다른 남자와는?
- 아니,없어요

 

그 쪽으로 갈 일이 없는데

 

봤다고 하는데

 

별일이네

 

- 몇 번이나 봤어요?
- 한 세 번쯤

 

그 이상

 

일요일이었나요?

 

평일에?

 

일하고 있었으니까
일요일은 아니죠

 

사람도 별로 안다니고

 

거긴 낮에 사람이 별로 없죠

 

배달 중이었으니까
분명 낮이에요

 

- 정오쯤?
- 정오에서 두 세시까지

 

적어도 세시 전이죠

 

봤다구요?

 

- 네
- 남자 쪽은?

 

틀림없어요
첫인상이 아주 강해서

 

짙은 눈썹 때문에

 

금방 알아보죠

 

- 비슷하시네
- 그래서 기억한 거죠

 

장담할 수 있어요?

 

틀림없어요
옷차림은 잘 몰라도

 

그거야 별 거 아니고

 

기모노도 입고
양장도 하니까

 

깜빡하신 건?

 

아니,같이 다닌 적 없어요

 

묘하게 돌아가는군

 

이 일이랑 전화 일

 

저 분이 뭐한다고
거짓말하겠어요

 

그건 그렇지

 

이야기를 지어내거나
거짓말하는 사람 아니에요

 

이 사건과 아무 상관없죠

 

찾는 데 도움이 될까 온 거에요

 

다 사실이에요
뭣하러 거짓말해요

 

그래도 내가 아닌 걸 어떻해요

 

통 모르겠네
어떻게 둘이 있는 걸 봤는지

 

내가 숨긴다고 생각들 하겠지만

 

나도 영문을 모르겠어요

 

계속 아니라고 하지만

 

생선가게 아저씨는 봤다 그러고
누가 맞는 거야

 

나 아니었어!

 

하나는 거짓말이잖아

 

난 아냐

 

저 분도..

 

분명하다 그러고

 

분명해요

 

이럴 수도 있나?

 

내 말 틀림없어요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잘 모르겠지만

 

난 사실대로 말했어요

 

세 번쯤 봤어요

 

더 될 수도 있고

 

몇 번인지는 확실치 않고

 

뜻밖이네요

 

기억나는대로 말한 건대

 

왜 거짓말 하겠어요

 

감독님

 

뭐가 진상이죠?

 

나도 모르겠어요

 

진상을 규명하려고 했는데

 

모르게 돼버렸어요

 

어느 쪽인지

 

사요상도 진실을 말한다고 하고
생선가게 주인도 그러니까

 

내 말이 진실이에요

 

아니,그렇지 않을 거요

 

진상은 아무도 몰라요

 

세트 준비해!

 

이런 식이죠,

 

사실을 파악하다 보면
진실에 다다르게 된다

 

우리의 경우,
아직 진실은 모르지만

 

진실 자체는 있겠죠

 

예컨대 이 무대 세트

 

천장도 지붕도 없는

 

그래도 아늑한 방에서처럼
이야기들을 나눠요

 

실제 방처럼 꾸며놓은 곳이죠

 

사실 스튜디오의 한 무대장치일뿐인데

 

사람 마음은 믿을 게 못 돼요

 

이건 픽션이에요

 

오시마군의 실종을 바탕으로한 드라마

 

줄거리가 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죠

 

어떤 의도에 따라

 

조명!

 

그러니까..

 

카메라에 잡히는대로

 

카메라를 따라가는 거죠

 

딴 영화들도 나름의 방식이 있는 거고

 

뭐라고 할 수 없죠

 

어느 쪽이 진실이고
또 거짓인지

 

이 영화도 가공된 거에요

 

자,촬영에 들어갑니다

 

이 영화는 분명 드라마입니다

 

다큐멘타리가 아니라

 

극화한 겁니다,왜

 

이 작은 섬나라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실종돼는 지 알아보기위해

 

순전히 가공된 이야기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사실을 좀 말씀해주시죠

 

작년 공식 통계로
91,000명이 실종됐습니다

 

올해는 더 많을 걸로 봅니다

 

진상 판명을 위해
모신 분이 있는데요

 

사와라 건물에서 근무하던
아사나미상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그 때 본 걸 말씀해주시죠

 

언니,알아보겠어?

 

그래,좀

 

언니 아시죠?

 

어때요,사요상?

 

- 오랫만이라..
- 얼굴 알겠어요?

 

잘 기억이 안나네

 

본 걸 말씀하시죠

 

같이 있는 남자분을 봤죠

 

여기서

 

남자는 앞에 가고

 

다른 문이었어요

 

안에 들어가서

 

잠겼나?
열릴텐데

 

그 문은 열렸고

 

이건 닫고?

 

올라가요?

 

한 사람만 더

 

한 사람 더

 

멀리 가지 말고

 

여기 있는데
여자분이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안녕하시냐고,인사하고

 

저기 누구시냐 물었죠

 

동생이라 했어요

 

날 안다면서 누구냐 물어요?

 

아니,같이 온 남자분요

 

앞에 가는 사람

 

앞장 선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고?

 

물어본 거죠?

 

누군지 물어봤어요

 

뭘 물어봤다 그러는지 모르겠네

 

안 마주쳤다구요?

 

아니,마주쳤는데
뭘 봤다 그러는지

 

누구랑 같이 온 적이 있어야말이지

 

- 맞는가
- 본 게 맞아요?

 

아니라고 하니까
아닌가 보네요

 

이 사람이 오시마 타다시상인데
맞는 것 같아요?

 

틀림없는 것 같은데

 

100% 확실해요?

 

가게 단골손님이라 눈에 띈거요

 

남자는 몇 살쯤으로 보이던가요?

 

젊었지

 

남자가 찾아온 적 없다 그랬잖아

 

이분은 같이 걷는 걸 봤다 그러고

 

나 아니었어

 

난 이분 말을 믿어

 

요시에군,너무 그러면 안되지

 

이년 전 일이니
뚜렷치 않을텐데

 

기억이란 흐릿해지잖아요?

 

난 기억력이 좋아요,그래서.

 

사진을 보자마자
척 알아봤어요

 

- 같이 걷는 걸 봤다고요?
- 네,봤어요

 

내가 확실했어요?

 

그럼요,확실해요

 

- 봤다잖아요
- 뭐 그렇다면야..

 

봤다고 하지만
장담 못하는 거죠

 

사요상도 마찬가지에요

 

틀릴 수도 있고
본인일수도 있죠

 

잘 아는 사람이라면,

 

가령 동생이나,친척
전 애인 같으면,

 

2년이 지나도 잘 기억하죠

 

그런데 아는 손님과
어떤 남자를 봤다,

 

이건 분명한 건 아니죠

 

같이 있은 적 없어요?

 

같이 다닌 적은 없어요,한번도

 

- 딴 젊은 남자는?
- 없어,진짜

 

폴로셔츠 차림이었어요

 

아니,왜 나한테 그래요?

 

분명 맞으니까 그렇죠

 

언니는 어떠세요?

 

무슨 일이 이런지,원

 

누구 말을 믿을지
이게 무슨 야단인지 모르겠네

 

대체 왜 내가 타다시상과
다녔다는지 모르겠어요

 

제부 될 사람인데
뭐 어때서

 

다녔으면 어때
그렇다고 하면 되지

 

아니랬잖아!

 

- 함께 다니면 어때서
- 그럼요

 

뭐가 아쉬워 거짓말하겠어요

 

남 일이니까 그렇게 말하지

 

오도리상 생각은요?

 

계속 똑같은 말이네요

 

정색을 하고
그런 적 없다는데,

 

뭐 그럼 다시 생각해봐야지요

 

전에도 말했지만
여러 번 봤어요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기억해요

 

사진도 맞고

 

뭐 호텔이나 그런 데서 나왔다면

 

아니라고 잡아뗄 겁니다

 

아니잖아요
같이 걸은 것뿐인데

 

요시에상이 동생이니까
사요상이 처형뻘이지요

 

같이 다닌 것을
아니라고 할 일이 없어요

 

왜 그러는 지
이해가 안가요

 

나도 그래요

 

손잡고 다닌 것도 아니고

 

딱 붙어서 그런 것도 아닌데

 

같이 다녀서 뭐 어떻다구

 

뭐 생선가게 주인분이
똑똑히 기억하는 것도,

 

일리가 있지요

 

계속 물어도
계속 아니라잖아요

 

아니라니까!

 

그럼 어떻게 봤겠어?

 

일부러 거짓말 하러
여기 왔겠어요

 

뭘 얻으신다고

 

왜 그 사람 말만 믿고
내 말은 안 믿니?

 

- 이분 말을 믿어
- 왜?

 

카쿠타라상 말도 믿고

 

왜 내 말은 안 믿어?
모르겠네

 

날 못 믿어요?

 

못 믿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무슨 득을 본다고

 

본대로 얘기한 거에요

 

사실도 아닌 일을 함부로 말해요?

 

내가요?

 

그래요! 내가 무슨
타다시상과 있었다고!

 

내가 왜 거짓말 해요!

 

여기 있는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지

 

뭐하러 면목없는 짓을 해요?

 

분별있는 사람이면
조심성이 있어야지

 

혼자 떠벌이고 나서잖아요!

 

- 봤으니까 그렇지!
- 나 아니라니까!

 

내가 시비걸러 온 줄 알아요?

 

그럼 왜 없는 소릴 해요?

 

봤으니까 그렇죠

 

- 나 아니래도
- 내가 여기 왜 왔는데?

 

목격자지요

 

댁은 별일 아니지만
나는 흉잡혀요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여기서 벌어먹는 사람인데

 

그럼 왜 날 봤다 그래요?

 

정말 나면 몰라도
아닌 사람 갖고

 

별난 경우도 아닌데..

 

말로 사람 잡겠네

 

참,누가 할 말을

 

아니라고 하잖아요

 

왜 억지로 그래요?

 

뭐가 억지에요!

 

이 분 말도 받아들입시다

 

뭐 기억이 잘못될 수도 있는 거고

 

젊은 남자랑 나간 적이 없어요

 

여기서 계속 진행하기가
난감하군요..

 

다 찍어놓구선!

 

이만 마쳐야겠습니다

 

자,여러분

 

이 영화는 갑자기 실종된
인물의 주변 일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포착해
편집한 겁니다

 

예기치 않은 상황이에요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시고

 

타다시군의 실종에
다시 촛점을 맞춰야죠

 

여러분 각각의 생각을
다 취합하느라

 

이 영화는 픽션입니다
다 사실이 아닙니다

 

뭐 영화제작자의 입장에서..

 

참 대단한 여자에요!
처음 봤습니다

 

솔직히 바보가 된 것 같아요

 

괜히 한 마디 해서
이 지경이 됐으니

 

뭔가 있으니까
잡아떼겠죠

 

뭐 세상 일이 다 그렇지요

 

왜 갑자기 오시마상이 사라진 것 같습니까?

 

모르겠어요

 

타다시가 내 동생이지만..

 

여태 통 모르겠어요

 

영화는 어떻습니까?

 

나오는 말이요?

 

지켜보니까
뭐가 진짠지 모르겠어요

 

동생은 늘 나쁜 쪽으로만
파고들어요

 

사람들이 수근대니
미칠 노릇이에요

 

나 때문에 사라졌다니
말도 안되지!

 

지금으로선,
사라진 이유는..

 

동생만이 알 거에요

 

- 신을 믿나요?
- 네,그래요

 

그럼요,신이 명하신대로 따르지요

 

솔직히 오시마군 생각은
짐작이 안가요

 

자신만 알고 있겠지요

 

신을 믿지는 않아요

 

경애는 합니다
그 표현이 적절하겠군요

 

이걸로 끝입니까?

 

끝내야죠

 

장사가 속편하네요
저 야단법석이니

 

도와주러 왔는데
진짜 정떨어져요

 

얼른 가버려야지

 

자매 사인데,
시간이 흘러야 풀리겠군

 

허전해요
얻은 것 하나없이

 

사서 고생한 셈이죠

 

뭘 믿어야 할지

 

오카 사장님 가신다

 

여전히 언니를 의심해요?

 

네,그래요

 

계속 그럴 건가요?

 

언젠가는 믿어줘야겠지요

 

그래도 언닌데

 

차라리 언니가 아니었으면

 

모야?
다 갔어?

 

그래,끝났다

 

끝인가요?

 

응,그래

 

영화는 끝이지만
현실은 아니지

 

네즈미상,내일 뭐 할 거야?

 

모르겠네요